삼색참죽나무: 분홍빛 새순처럼, 찬란한 5월 하루 [황금비의 수목원 가드닝 다이어리]
삼색참죽나무: 분홍빛 새순처럼, 찬란한 5월 하루 [황금비의 수목원 가드닝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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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에서 자라는 삼색참죽나무 ‘플라밍고’는 처음 나오는 새순의 색이 마치 플라밍고의 깃털처럼 짙은 분홍색을 띠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황금비 | 천리포수목원 나무의사
수목원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목원은 1년 중 어느 시기가 가장 아름답냐’이다. 대부분은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에 1년 내내 와서 계절의 변화를 감상하면 좋다’고 정석대로 대답하는 편이지만, 굳이 내 취향을 반영해 특정한 시점을 꼽는다면 정해진 답은 있다. ‘4월 말에서 5월 중순까지, 새순이 나기 시작하는 아주 잠깐의 시기’가 바무서류주부대출
로 그때다. 가지 끝에서 새순이 올라오는 시기, 그래서 시야 전체가 마치 초록빛 필터가 쓰인 카메라 화면이나 연둣빛 물감에 젖은 수채화처럼 보이는 그 짧은 시기를 참 좋아한다. 혹시 아직 봄나들이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 바로 지금 근처의 공원이라도 나가 산책하시길 바란다. 새순이 돋는 이 순간은 정말 금세 지나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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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순은 둥근 꽃봉오리처럼 피어나고, 단풍나무의 작고 붉은 새순은 마치 아기 손가락처럼 벌어진다. 나무마다 제각각인 새순의 모양새를 보여주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독특한 새순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가 있다. 바로 천리포수목원 큰연못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삼색참죽나무다.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 참죽나무속에 속한 갈잎큰키나무로, 잎자루를 중심으아세아제지
로 마치 새의 깃털처럼 생긴 뾰족한 잎이 양쪽으로 자란다. 늦은 봄 긴 꽃차례에 5㎜ 이내의 작고 흰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마치 꽃잎처럼 다섯 조각으로 갈라지는 열매를 맺는다. 중국 원산인 참죽나무는 신라 시대나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로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특히 절에서 참죽나무의 새순을 이용해 사찰 음식을 많이 해 먹는다고 한다. (실제로 원고를 소방관야간수당
쓰면서 참죽나무 새순의 맛이 너무 궁금해 주문해서 튀김으로 만들어 먹어봤는데, 톡 쏘는 독특한 향이 인상적이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나물로 무쳐 많이 먹는다고 한다.)
천리포수목원에서 자라는 삼색참죽나무 ‘플라밍고’는 처음 나오는 새순의 색이 마치 플라밍고의 깃털처럼 짙은 마이너스통장 증액
분홍색을 띠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천리포수목원에서 자라는 삼색참죽나무는 참죽나무 중에서도 ‘플라밍고’라는 이름이 붙은 품종이다. 1977년 뉴질랜드의 한 양묘장에서 묘목으로 도입되어 자랐는데, 처음 나오는 새순의 색이 마치 플라밍고의 깃털처럼 짙은 분홍색을 띠어 이 같은 이름신용불량조회
이 붙었다.
삼색참죽나무의 새순이 보여주는 마법 같은 특성은 약 두달 동안 천천히 이어진다. 우선 4월 중순부터 가지 끝에서 붉은 순이 돋기 시작하는데, 진한 붉은 색의 새순은 자랄수록 플라밍고라는 이름에 걸맞은 분홍빛 이파리로 연해진다. 5월 말에 가까워질수록 새순은 천천히 옅어지며 베이지색을 띤 노란 잎으로 변하고, 햇볕이 따가워지는 상가중개
6월부터는 조금씩 초록색을 띠기 시작한다. 새순이 총 세번의 색깔 변화를 거치기 때문에 삼색참죽나무라고 불린다.
진한 붉은 색의 삼색참죽나무 새순은 자랄수록 플라밍고라는 이름에 걸맞은 분홍빛 이파리로 연해진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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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참죽나무의 색상 변화는 해안가 지역에서 좀 더 확연하다. 천리포수목원에서 약 25㎞ 정도 내륙 쪽으로 떨어진 태안 읍내만 하더라도 삼색참죽나무의 색상 변화가 선명하지 않고 붉은 새순이 바로 초록빛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수목원의 특성상 변덕스럽지 않은 온난한 봄 날씨가 내륙보다 비교적 길게 이어지는데, 이런 날씨 파산신청서류
덕분에 삼색참죽나무의 색상 변화를 비교적 천천히, 오래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순이 붉은색을 띠는 것은 비단 삼색참죽나무뿐만 아니다. 새순의 붉은 빛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 때문인데, 안토시아닌은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구실을 해 여린 새순이 자라 엽록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잎을 보호한다. 새순의 붉은 색이 벌레나 초한국장학재단 연봉
식동물이 잎을 가해하는 것을 꺼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도 있다. 어찌 됐든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제 몸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새순의 노력이 기특하게 느껴진다.
5월 말에 가까워질수록 삼색참죽나무의 새순은 천천히 옅어지며 베이지색을 띤 노란 잎으로 변하고, 햇볕이 따가워지는 6월부터는 조금씩 초록색을 띠기 시작한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가끔 카메라를 들고 수목원을 거닐다 보면 어린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탐방객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일부러 말을 걸고 가족사진을 찍어드린 뒤에 메일로 원본 파일을 보내드리기도 한다. 수목원에서 보낸 기억이 기분 좋게 남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수목원 곳곳을 깔깔대며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을 보면 덩달아 나도 들뜨고 행복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날이 그날 같은, 비슷하고 시시한 어른의 일상에서, 앞에 놓인 것이라고는 무궁무진한 가능성밖에 없는 아이들의 하루를 옆에서 엿보는 것만큼이나 신나고 들뜨는 일은 없다.
화창한 봄을 맞은 아이들의 모습은 수목원을 물들이며 쑥쑥 자라나는 새순의 모습과 닮아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자라나는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기가 막힐 정도로 재밌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면 좋겠다.